혈우병 [리뷰] ‘통증’ 혀 짧은 놈과 말라깽이의 신파

혈우병 [리뷰] ‘통증’ 혀 짧은 놈과 말라깽이의 신파

[이정현 기자]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순은 공갈협박단으로 매일을 보낸다. 통증을 느낄 수 없기에 그가 맡은 역할은 누군가를 때리는 것이 아닌 맞는 것이 전부다. 쇠몽둥이로 머리를 내리쳐도, 입안이 터져서 피가나도, 벽돌로 손등어리를 내리쳐도 남순은 아프지가 않다.

유전적인 영향으로 혈우병을 앓고 있는 동현에게는 작은 통증도 치명적이다. 한번 피가 나면 죽을 때 까지 멈추지 않기 때문. 온몸을 옷가지로 칭칭 감고 다녀도 병원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그에게 병원이란 곳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곳, 누구나 죽는 공간이다.영화 ‘친구’와 ‘사랑’ ‘똥개’ 등을 통해 부산을 배경으로 남성성 진한 영화를 찍어왔던 곽경택 감독이 이번에는 무대를 서울로 옮겼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작은 통증도 치명적인 여자, 서로 극과 극에 서있는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통증’은 서울이라는 비정한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타지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 접근함에 있어 곽경택 감독과 권상우, 정려원은 꽤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었다. 곽경택 감독은 처음으로 다른 사람이 쓴 각본과 설정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으며 권상우와 정려원은 뺀질한 모습을 덜어내고 구질구질한 남순(권상우)-동현(정려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남순과 동현이 서로를 ‘혀 짧은 놈’과 ‘말라깽이’로 지칭하는 장면이다. 자신의 콤플렉스가 될 수 있는 대사를 영화 속에서 녹여낸다는 것에 대해 두 배우는 “재미있는 장면이라 여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은 꽤 의미가 있어 보인다.

자신은 혀가 짧지 않다며 ? ...........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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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명예퇴직자모임 (주)아시아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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